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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15.10.16 >

고령 암환자는 수술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젊은이에 비해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생기기 쉽고 입원기간이 긴데다, 집으로 퇴원하지 못하고 요양병원에서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신체적으로는 건강한데도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술을 지레 포기하는 바람에 완치의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따라서 고령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객관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최정연 전공의ㆍ김광일 교수팀은 2011년 10월~2014년 5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여성 노인 수술환자 281명을 대상으로 노쇠 건강평가를 시행하고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쇠점수가 높을수록 수술 후 합병증이 빈번했으며, 재원일수가 길어지고 수술 후 요양병원 입원율도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외과 학술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9월호 게재됐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와 일반외과는 노인 암환자들을 위해 2014년 노인 수술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도구를 개발해 효과를 입증했으며, 현재 진료에 적용해 고령 암환자의 수술 여부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 전 노쇠 건강평가는 동반 질환, 일상생활 능력, 정신기능, 영양상태 등 노인의 건강상태를 다면ㆍ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 평가 항목에 따라 ‘노쇠 노인(7점 이상)’으로 분류된 환자는 ‘건강 노인(0~6점)’에 속한 환자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1.7배 이상 높았다. 또한 ‘노쇠 노인’은 수술 후 집이 아닌 요양시설로 다시 입원할 가능성이 1.5배 이상 늘었으며, 수술 후 병원 입원기간 역시 ‘건강 노인’은 8일이었으나 ‘노쇠 노인’은 14일로 1.75배 긴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여한 김선욱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임상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전 노쇠 건강평가 도구가 합병증 발생 예측이 어려웠던 유방암 등 저위험 수술환자에서도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